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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4개 산업군을 경험한 노땅의 라떼 일기

확증편향

난생 처음 환승을 하면서까지 일단 상파울루 안착을 했다. Baggage claim을 가서 내 캐리어 나오기를 기다렸다. 비슷한 것이 있을듯 하여 아들의 예전 메달 목끈을 잘라서 손잡이에 꼭 매어두었는데 멀리서도 딱 눈에 뛴다. 왠일로 이렇게 일찍 나오냐 하고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 백팩을 결합하고 끌고 가려는데 안 끌린다. 그래서 자세히 보니 허걱 바퀴하나가 작살이 났다. 안쪽 바퀴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바깥쪽 바퀴만 형태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첫 출장부터...그런데 그러고 보니 비밀번호 변경하는게 기억이 안나 0000으로 하고 설마 0000이라고 유추하겠어 하고 막 돌려 났던 잠금장치는 0000으로 맞추어져 있고 두 고리를 나도 모르는 자물쇠로 이어서 걸어 두었다.  
이차 허걱!!! 중요한 건 없지만 누군가 열어서 엉망이 된 것을 선한 누군가 자물쇠를 채웠나 하고 혹시 비밀번호 힌트가 있나 여기 저기 찾아 보았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이때 불현듯 남미가 하두 위험하다고 해서 인천공항에서 여행자보험 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일단 분실센터에서 확인이라도 받아야 겠다고 생각해서 분실센터를 갔다.

출발지, 경유지, 그리고 이름을 확인하길래 대답을 했더니 다시 물어본다. 출발지가 인천이냐, 파리냐, 그리고 정확한 이름은 뭐냐고...그러더니 tag를 확인해보란다.

아뿔사...난 모양과 색상, 그리고 크기, 게다가 손잡이에 달린 끈까지 똑같길래 당연히 내거라고 생각하고 들고 나가려했는데 그 많은 특이점이 동일했음에도 신기하게도 내게 아니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어찌 끈 색깔(프랑스국기 색)까지 똑같을 수 있을까~~

만약 내가
1. 몇가지가 똑같다는 이유로 남의 캐리어를 내걸로 착각하고 (확증편향)
2. 바퀴가 멀쩡해서 다시 체크하지 않고
3. 상파울루에서 브라질리아로 갔다면....
아마 경찰이 찾아오고 출장이 엉망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니 내가 어찌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의심하겠는가.

아무리 확신이 들어도 꼭 다시 체크하는 꼼꼼함을 갖추라는 교훈을 내게 주심에 감사한다.

증거 사진이 포스팅용 사진으로 용도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