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티몬 위메프 상황을 보고 안타까움이 크네요. 조금이라도 아껴서 쇼핑을 할려는 사람들이 결국은 큰 손해를 보게된 경우네요. 결은 다르지만 예전 기계장비 회사에 있을때 일이 생각나네요.
그룹 계열사에 1천억 상당의 장비를 공급하는데 그 장비를 고객사가 스펙 범위 밖으로 사용을 하여 장비에 문제가 생겼었던 적이 있었어요. 가동 후 6개월만에 일부 장비에 문제가 생겼고 고객사는 전량 새 장비로 교체해달라는게 요구사항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입사한지 3,4개월 정도 되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을 하라는 명령을 받고 생산본부장, 사업본부장들과 같이 미팅에 참석했죠. 다른 임원들은 엔지니어 출신이고 저만 문돌이여서 스팩내 운영이나 장비운용상 문제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엔지니어 출신 임원들의 도움이 간절한 상황이었습니다.
고객사들은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요구만을 큰 목소리로 하고 있고 우리측은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고객측의 강압적인 반응에 우리 측은 누가 말 한마디 못 꺼내는 상황이었고 어쩔수 없이 제가 원초적인 질문과 답변을 할 수 뿐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측 엔지니어와 상의한 결과 고객사의 가혹환경에서 장비운용이 있었고 이로 인한 장비의 문제이기에 저희들이 책임을 다 할 수는 있으나 전량 신제품 교체는 불가하다고 얘기했고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죠. 심지어 욕을 하는 고객사 직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회의는 여기서 마쳤으면 좋겠다고 하고 우리는 AS외에는 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때 제가 한말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장비 전체를 신상으로 교체하면 우리회사는 부도의 위기에 처합니다. 그렇게 되면 고객사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에 문제가 생기고 고객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회사 자금 상 1천억 장비를 다시 제작하여 납품하면 회사 유보금을 다 사용해야하고 회사의 존립 기반이 흔들립니다. 계속 동일한 요구를 하신다면 저희도 여기서 소송이든 어떤 페널티라도 감수하고 법적인 판단을 받겠습니다. 교체를 해주고 망하느니 유보금을 보존하고 다른 고객사를 찾겠습니다.
이후 해당 공장장의 결단으로 결국 문제 장비의 수리와 보증기간의 1년 연장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습니다.
쥐가 고양이를 문 격이 되었는데 그래도 현명한 고객사 임원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티몬 위메프 상황도 꼭 좋은 해결책이 나와 피해자가 없게 되길 바래봅니다. 윈윈전략은 서로 한걸음 물러나면 보이고 한걸음 다가서면 양쪽이 다 손해보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쓸데없는경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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